연휴를 맞이하여 집에서 편안하게 뒹굴거리다가 집에 굴러다니는 이 책을 발견했다. 서른의 당신에게라니, 이제 서른도 몇 년 남지 않은 입장에서 솔깃해지는 제목 아닌가. 평소 에세이를 즐겨 읽지는 않지만, 연휴니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했다.
이 책은 마치 블로그의 글을 읽는 것과 같았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살아가는 이야기라는 것을 제외하자면 전체를 관통하는 일관된 주제도 없는데 그게 마치 블로그와도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는 자기 주변 사람들에 대한 수다글, 영화나 문학 작품에 대한 감상글, 자기 일에 대한 글 등이 뒤섞여 있었다. 어떤 글들은 그저 그랬고 어떤 글들은 찡하기도 했고, 어떤 글들은 흥미진진했다. (주로 일 관련 글들이 재미있었다.) 마치 블로그의 글을 죽 읽어나가다보면 그 블로거에 대해 조금씩 알 수 있게 되는 것처럼, 모든 글이 재밌고 감동적이지는 않았지만 솔직하게 풀어놓은 저자의 글을 읽다보니 전 법무부 장관이었다는 것 이외에는 잘 몰랐던 저자의 삶의 단면이 조금씩 보이는 듯 했다.
이 책을 위해 쓴 글도 있고 저자가 다른 곳에서 쓴 글도 있었는데 그래서 에세이집에는 좀 어울리지 않는 듯한 글도 포함되어서 좀 아쉬웠다. 그리고 서른의 당신에게라는 제목은 책 내용과는 동떨어져 있어서 속은 기분이었다. 허스토리에 실은 <나의 서른과 당신의 서른>이라는 짧은 글에서 나온 제목인 것 같은데 이 글 자체도 매우 짧고 그다지 인상적인 글도 아니라 표제글도 삼기엔 부족해 보이고 전체 글의 테마도 서른의 당신에게 보내는 인생철학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첫 여성 법무부 장관이라는 묵직한 타이틀을 달고 있는 저자인만큼 이렇게 어수선한 에세이 글이 아니라 좀 더 탄탄하게 기획해서 공들인 책이 나왔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든다. 특히 글에서 느껴지는 저자의 필력이 만만찮아 보이니 더 아쉽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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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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