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균, 쇠에서 왜, 어떻게 문명이 발생하고 발전했는지 다뤘던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이 책에서는 어떻게 문명이 붕괴하는지를 다룬다. 여기서 그는 다섯 가지 요인으로 문명의 붕괴를 설명한다: (1) 인간이 환경에 가한 데미지, (2) 기후 변화, (3) 적대적 이웃, (4) 우호적 이웃의 지원 감소, (5) 어려움에 직면한 그 사회의 대응 방식. 이러한 프레임 자체는 시시해 보일지도 모르지만 저자는 총, 균, 쇠에서와 마찬가지로 풍부한 사례를 바탕으로 흥미롭게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책 전반부에서는 과거의 문명을 다루고 (태평양 섬들, 아메리카 인디언 사회, 마야 문명, 바이킹, 그린랜드) 후반부에서는 현재의 문명을 다룬다 (르완다, 도미니카 공화국과 하이티, 중국, 오스트레일리아). 저자는 여전히 환경결정론자로 비판을 받고 있는 모양인지 이 책에서도 자신이 환경결정론자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는데 따라서 그는 비슷한 자연환경에 처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결과를 낳은 사회들을 자세히 비교한다. (e.g. 그린랜드의 이누이트-바이킹, 도미니카 공화국-하이티). 과거의 문명 사례도 흥미롭지만 현재의 문명 사례를 분석한 부분은 특히 더 흥미롭게 읽었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사례에서 저자는 이 나라의 비극의 배경에는 높은 인구 밀도와 각 가구가 소유하는 경작지 부족으로 인한 경제적 갈등이 놓여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여기까지 다룬 사례들을 바탕으로 왜 어떤 사회들은 재앙에 가까운 결정을 내리고 멸망하는지를 설명하고 그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이끌어 낸다. 15번째 챕터는 매우 흥미진진 했는데 이 챕터에서는 기업과 환경이라는 주제를 다룬다. 저자는 여기서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운영하는 석유, 광산, 벌목, 수산업 기업들을 소개하며 시민 사회가 기업과 협조하여 환경 파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한다. 여기서는 요즘 시민 사회의 주요 운동 중 하나인 소비자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는데 저자는 어떻게 하면 더 효과적으로 기업들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지를 논의한다. (e.g. 벌목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 벌목 회사를 직접 압박할 것이 아니라 나무를 소비자들에게 직접 판매하는 Home Depot와 같은 회사에 압박을 가하는 것이 낫다. 광산 문제가 심각하다고 생각한다면 광산을 보이콧 할 것이 아니라 티파니를 보이콧 해야 한다.)

다섯 가지 요인으로 문명의 붕괴를 설명한다고 하지만 이 책의 핵심은 결국 어떻게 환경 파괴가 문명 사회를 붕괴를 낳는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저자는 마지막 챕터를 환경 문제를 별 것 아닌 것으로 치부하는 견해나 기술 발전이 환경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 등을 반박하는데 할애한다. 우리는 명백한 환경적 재앙에 직면해 올바른 선택을 하고 붕괴를 피할 것인가, 아니면 붕괴한 과거의 문명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이 책은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노학자가 우리가 전자의 길을 선택하길 바라며 쓴 책이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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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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