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윈님 블로그에서 소개 받고 읽게 된 책. 20세기 후반의 유럽 역사를 다루는 매우 뛰어난 역사책이다. 서구 & 동구 유럽의 역사 뿐만 아니라 서구 유럽과 관련된 미국, 동구 유럽과 관련된 러시아에 대해서도 다루고 전 세기에 유럽의 제국들과 연결되어 있는 제 3세계 국가들도 다루고 있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듯 싶다.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유럽의 핵심 국가 뿐만 아니라 동구권 개별 국가들, 그리고 서구 유럽의 소규모 국가들의 내부 정치적 상황도 깊이 있게 다루며 (다양한 민족 & 언어로 구성된 벨기에 내부의 갈등 상황 같은 건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정치적 변동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학계의 이슈들을 다각도로 다루기 때문에 20세기 후반부의 유럽 역사와 그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는 방대한 지식과 뛰어난 서술 능력만을 갖춘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통찰력과 판단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도덕적으로 판단하기 애매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명쾌한 결론을 내린다. 예를 들어 유고슬로비아 내전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쾌하게 가르기 힘들어 결국 모두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 쉬운 사건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이 참혹한 전쟁에 대해 가장 책임이 있는 자를 지목한다.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명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저자 덕분에 독자들도 나름대로 사건들을 이해하고 판단을 내리기더 쉽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전쟁의 잿더미에서 유럽 통합에 이르기까지의 유럽의 역사를 매혹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역사책. 유럽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어떻게 역사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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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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