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읽었던 Au Bonheur des Dames와 함께 루공 마카르 총서에 속하는 책. 이 책은 파리 하층 노동계급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제르베즈는 동거인인 랑티에와 아들 둘과 함께 파리로 올라와 조그만 호텔방에서 산다. 그녀는 열심히 돈을 모아 자기집에서 사는 것이 꿈이지만 무책임한 랑티에는 가져온 돈을 다 탕진하고 바람을 피워 집을 나가 버린다. 그 이후 열심히 일해 아들들과 소박한 삶을 꾸려나가던 제르베즈는 지붕 고치는 일을 하는 쿠포의 끈질긴 구애에 못이겨 그와 결혼을 한다. 술꾼이었던 아버지에게 질려 술은 입에도 대지 않은 근면한 쿠포와 제르베즈는 열심히 돈을 모은다. 그리하여 그녀의 소망은 거의 실현될 뻔 하였으나 쿠포가 사고로 지붕에서 떨어진 이후 모든 것은 변한다. 쿠포가 술에 손을 대기 시작한 후 그녀의 삶은 비참한 죽음을 맞이할 때까지 서서히 구렁텅이로 떨어지게 된다. 
가난한 노동자들이 사는 협소한 주거 공간, 남성 노동자들이 애용하는 주점, 고용주에 대한 노동자들의 불만, 기계로 일이 대체되면서 임금 삭감을 겪는 노동자들의 불만과 불안, 알콜 중독과 가정 폭력, 노동계급의 결혼 예식, 노동계급의 정치 의식, 문화 생활, 알콜중독과 정신병원, 연애, 외도 등 이 책은 제르베즈의 삶을 따라 가면서 생생하게 파리 하층계급의 생활상을 그려낸다. 이 책에서는 등장인물들의 온갖 부도덕한 행동들이 묘사되지만 작가는 도덕적 판단은 배제한 채 이들의 삶을 리얼하게 그려내는데 초점을 맞춘다. 오류투성이지만 에밀 졸라가 그려내는 이들 등장인물들의 삶을 따라가다보면 그들을 비난하기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이해하게 된다. 
에밀 졸라의 걸작품으로 손꼽힐만한 책. 이 다음으로는 제르베즈의 아들 딸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나나와 제르미날을 읽을 계획이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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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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