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내가 처음으로 접한 닐 게이먼의 작품인데 속도감 있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쓰는 작가라는 생각을 했다. 제목에서 암시하듯 이 이야기는 미국의 신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인류가 아프리카에서 시작했으니 아메리카 대륙에 있는 사람들은 그게 만 년 전이든, 십 년 전이든 다른 곳에서 살다가 아메리카로 건너온 이주민들이다. 그 이주민들은 이 땅으로 건너오면서 자신의 신들을 모셔오지만 그 신들은 점차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고 버려지고 이 땅의 사람들은 새로운 신을 숭배한다. 이 소설은 버려지고 잊혀진 신들과 새롭게 급부상한 신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야기는 액션 영화처럼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

<신들의 전쟁>에서 그려지는 신들은 고대 신화의 신들처럼 초월적인 힘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인간적인 희노애락을 느끼고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를 좋아하고 다른 신들과 경쟁하고 질투하며 자신의 추종자들만 편애하는 신이다. 그래서 이 소설을 읽는 것은 현대적으로 해석된 고대 신화를 읽는 것과 비슷하다. 그리고 이 소설에서 이용하는 소설적 장치들은 기독교의 이야기와 상징들을 이용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독실한 기독교인이 이 책을 읽으면 이런 이단적 사상이 다 있나 하고 펄펄 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런 신들의 이야기를 읽으면 로저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는데 작가 역시 후기에서 젤라즈니의 <신들의 사회>를 언급한다. 젤라즈니의 소설을 재밌게 읽었다면 이 책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각 지역의 다양한 신화나 종교에 관심이 많다면 또한 재미있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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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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