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몇 가지 공통된 속성을 지닌 사회적 원자이며 그 특성들을 파악하면 원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고 그러면 인간 사회가 작동하는 패턴을 읽을 수 있다고 주장하는 책. 저자는 이론 물리학자인데 물리학이 원자의 속성을 탐구함으로써 자연계의 패턴을 예측하는 것처럼 사회과학자들도 물리학자들처럼 인간사회를 연구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일단 저자는 경제학의 기본 전제인 합리적 개인 가설을 비판하며 인간의 속성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에 따르면 인간은 합리적으로 모든 것을 고려해 판단을 내리는 것이 아니라 본능적으로 판단을 내리며 상황에 적응하고 모방한다. 또한 인간은 단순히 이기적이지 않으며 협력한다.

이러한 간단하지만 중요한 인간 속성을 고려하여 사회적 원자 사이의 상호 작용을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실험/관찰하면 우리는 놀라울 정도로 정확하게 인간 사회를 읽을 수 있는 패턴을 알 수 있게 된다. 사회과학은 이러한 인간 사회의 패턴을 읽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지 이데올로기에 기대 결론을 미리 도출하고 거기에 맞춰 정책을 세운다거나 패턴이 아닌 개개인에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이러한 주장의 근거로 저자는 몇가지 흥미로운 실험 결과들을 소개한다. 금융위기가 오면 사람들은 다양한 요인들을 원인으로 지적하지만 어떤 돌발 변수가 없어도 금융 시장의 급격한 변동은 주기적으로 생겨난다. 컴퓨터 모델링에 따르면 부는 자연스럽게 불균등하게 분배되며 (사회적 시스템이나 개인의 능력과 관계없이), 인종주의 없이도 사람들은 자연히 자기와 비슷한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으로 이주한다. 시장에서 사람들은 더 효율적인 협력을 위해 조직을 만들고 그 조직은 점점 커지다가 어느 정도의 규모가 되면 프리라이더가 생기고 사람들은 다시 그 조직을 떠나 다른 조직을 만든다. 개개인, 개별 사회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이러한 결과를 얻을 수 있으므로 우리는 이러한 패턴에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의 핵심이다.

사회과학이 정말 과학처럼 행동해야 된다는 건데 나는 저자의 주장이 굉장히 흥미롭고 설득력 있다고 느꼈다. 특히 저자가 책에서 사례로 든 것처럼 정책을 수립할 때 이런 식으로 사고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정책은 이데올로기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이 가져다 줄 결과를 예측할 수 있어야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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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ella
소문으로만 듣던 Freakonomics를 드디어 읽었다. 'law and economics'가 법분야에서도 나름 최신 트렌드라서 경제학을 다른 분야에 적용시키는 것 자체가 새롭거나 한건 아닌데 이 책에서 다룬 주제 자체들이 흥미진진해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재밌게 읽었다. 어떻게 이런게 궁금했을까 싶을 정도로 저자의 번뜩이는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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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ella
예수회 신부인 저자가 쓴 깨우침에 관한 책. 독실한 카톨릭 신자인 친구의 추천으로 읽게된 책이다. 주로 사람간의 관계에 대해 얘기하는 책인데 읽으면서 많이 생각하고 많이 배웠다. 내가 희미하게 생각해왔던 것들을 이 책을 읽으면서 좀 더 명료하게 깨달을 수 있었고. 카톨릭 신자가 아니라도 충분히 읽을만한 책. 카톨릭의 교리가 아니라 삶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책이니. 이 책의 내용을 곱씹다보면 뜬금없이 유시진의 '온'이 생각난다. 왠지 얘기하고자 하는게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괜히 '온' 다시 읽고 싶어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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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ella
알베르 카뮈의 시지프스 신화를 읽는 건 이번이 두번째이다. 처음 이 책을 접한건 대학교 때였는데 읽다가 너무 안 읽혀서 포기하고 몇 년 만에 다시 이 책을 손에 들었다. 삶의 의미 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그 때 책이 안 읽힌건 번역이 별로라서 그렇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 읽어도 여전히 어려워서 좌절. ㅠㅠ 서문을 읽고 뭔가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무척 기대했는데 ("it is legitimate and necessay to wonder whether life has a meaning; therefore it is legitimate to meet the problem of suicide face to face. The answer, underlying and appearing through the paradoxes which cover it, is this: even if one does not believe in God, suicide is not legitimate.") 상당 부분은 이해했으나 최종 해답으로 가는 논리를 이해 못함. 그래도 몇몇 감동적인 부분들이 있었는데 전체 논지가 파악이 안되었으니 실패라고 볼 수 밖에 없다.
시지프스의 신화 다음에 몇몇 에세이들이 있는데 역시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많았음. 그래도 열심히 읽다가 마지막 두 에세이를 남기고 포기했다. 그냥 다른 책 읽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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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Adella
이 책은 여성들이 왜 협상을 꺼리는지, 그리고 그로 인해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그리고 여성들이 어떻게 더 성공적인 협상을 이끌어 갈 수 있는지, 그리고 사회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어떻게 여성들이 성공적으로 협상을 할 수 있는가 팁을 제시하기보다는 왜 이런 문제가 존재하는가에 더 방점을 맞추고 있는 책이기 때문에 self-help보다는 사회학 서적에 더 가까운 책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위해 미국 각지에서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수 많은 여성들을 인터뷰한 결과와 각종 심리학 사회학 연구 분야의 성과를 기반으로 이 책을 서술하였기 때문에 이 책의 논지는 꽤 설득력이 있다. '어떻게' 보다는 '왜'에 초점을 맞추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 왜 내가 협상을 시작하고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움을 겪는지 그 심리적 기제를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협상 테크닉을 설명하는 책보다 오히려 실질적으로 도움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이 책의 분석 - 왜 여성은 남성보다 협상에 어려움을 겪는가 - 이 인종 문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주요 초점은 아니지만 이 책에서도 이 부분을 살짝 언급하고 지나가는데 가령 사람들이 협상을 시작할 때 여성에게 더 많은 양보를 기대하고 여성을 상대할 때 더 공격적으로 협상을 한다는 연구 결과는 흑인에게도 적용된다는 결과가 이 책에 인용된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당시 우리 회사는 임금 차별 소송을 하고 있었는데 우리 고객은 자신이 같은 직급의 백인 동료보다 거의 1/3 정도의 임금 (연봉 + 보너스 + 스탁 옵션) 밖에 받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된 후 인종차별 소송을 시작했고 우리 회사는 그를 변호했다. 기업측의 핵심 주장은 우리 고객은 그의 백인 동료보다 연봉 협상을 제대로 못했을 뿐 인종 차별이 아니라는 것이었는데 이 두 사람과의 협상 과정에서 고용주측이 보여준 태도 - 우리 고객에게 훨씬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하고 그의 백인 동료에게 더 많은 양보를 함 - 와 두 사람의 협상 태도의 차이 - 우리 고객의 백인 동료는 훨씬 많은 것을 요구했다 - 는 이 책의 논지와 놀랍도록 일치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 케이스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고나 할까.
사회 경험이 부족한 나에게는 이 책의 내용은 너무나 새로운 내용이라 현상을 설명하는 처음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지만 '왜'를 설명하는 중간 부분은 약간 뻔한 부분도 있고해서 (예: 사회가 남자아이와 여자아이에게 다른 역할을 기대하고 다르게 사회화시킨다) 좀 늘어진다는 느낌이 들었다. 마지막에 어떻게 사회가 변화하여야 하는지, 또 여성들은 어떻게 성공적으로 협상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지에 대해 정리하는 부분은 유익했다. 중간 부분을 좀 더 압축하였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여러모로 흥미롭고 유익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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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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