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읽긴 했는데 르 귄이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아니면 르 귄 소설이 원래 이런데 내가 최근에서야 느끼게 된건지는 모르겠지만 마치 아동용 동화처럼 너무 단순하고 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이야기는 아카라는 행성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이 행성은 기업주의 (corporatism)이 지배하는 사회이다. 아카는 지구와 Ekumen을 통해 얻은 기술을 바탕으로 성공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사회이지만 대신 과거의 기록을 다 지워버린 채 앞만 향해 나아가고 있다. 주인공 Sutty는 지구 출신이고 Ekumen 관찰자 자격으로 아카에 왔는데 계속 아카의 수도에만 머물다가 이 행성의 외진 곳으로 갈 기회를 얻게 된다. 

Sutty는 지구에서 억압적인 신정 정치를 겪었는데 아카의 세속적인 정부는 지구의 신정 정치를 연상시킬만큼 다른 사상에 대해 억압적이다. 그리고 Sutty는 아카의 수도를 벗어나서 아카의 전통적인 믿음 체계인 The Telling을 접하게 되고 그에 매혹된다. 

이 책에서 그리는 지구의 신정 정치 체제나 아카의 정부 체제는 너무 단순하게 악하다. 지구의 신정 정치 체제는 마치 우리 시대의 퇴보적인 이슬람 근본주의 정부 체제를 가장 단순하게 그려낸 것 같고 아카의 정부 체제는 중국의 공산주의 정부 체제 같다. 아카의 정부가 저지르는 악은 문화 대혁명이나 공개 재판, 천안문 사태를 연상시킨다. 그리고 The Telling이라고 불리는 아카의 전통적 신앙 체계는 동양의 신비주의적 종교와 닮았는데 그 묘사가 너무 천진난만해서 불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후반부 전개나 결말은 괜찮았는데 전반적인 설정이 너무 단순해서 조금 실망한 소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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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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