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름답게 쓰여진 소설. 내 마음대로 분류 체계에 따르면 이 책은 마이클 커닝햄/테드 창 부류에 들어가는 책. 섬세하고 담담하게 비극도 비극답지 않게 그려내는 글 종류라고나 할까. 정말이지, 섬세하게 미묘한 감정들을 캐치해내는 저자의 감수성과 필력은 놀랍다.

나름 SF 소설로 분류되긴 하지만 SF적 통찰력이 놀라운 소설은 아니다. 그보다는 인간과 삶에 대한 통찰력이 빛나는 소설. 소설을 읽으면서 끝이 보임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살아간다는 건 어떤걸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deferral에 대한 루머에 기대 마지막까지, 두 번의 donation을 지나고 나서도 그림을 그리던 Tommy나, 어차피 donor로 끝을 맺을텐데 이제 그만 쉬고 싶지 않냐는 질문들 끝없이 받지만 carer로서 오랫동안 소임을 다하는 Kathy를 생각하면 마음이 짠해진다. 이런 상황에서도 빛 바래지 않는 생생한 감정들 - 사랑, 우정, 질투, 미묘한 신경전과 같은 - 을 보면 이런게 인간이고 삶이지, 하는 생각을 한다.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궁극적 결말에 비춰보면 사소해 보이는 그런 것들이 우리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 아닌가 하고.

너무나 사랑스러운 소설. 작가의 다른 작품들도 곡 읽고 싶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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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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