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LA 타임즈 해외 특파원인 저자가 쓴 50년간의 유엔의 역사에 대한 글이다. 처음 제목을 봤을 때는 책이 좀 지루하지 않을까 걱정이 됐는데 전혀 그렇지 않았다. 저자는 이스라엘 건국, 한국 전쟁, 수에즈 운하, 콩고, 쿠바 미사일 사태, 베트남, 6일 전쟁, 걸프 전쟁, 소말리아, 보스니아 등 현대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국제적인 사건들을 다루면서 UN의 역할, 외교적 노력을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유엔 역사 초반의 글들은 당시 유엔 사무 총장의 자서전이나 전기에 너무 의존한 듯한 느낌이 들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저자가 활발하게 활동하던 시기랑 겹쳐서 그런지 더 다각적인 시각에서 사건들을 분석해서 더 흥미로웠다. 이 책은 유엔 창립 당시 국가들 사이의 갈등, 유엔 사무 총장 선출을 둘러싼 에피소드들, 유엔 사무 총장들의 개인적 특성과 외교 방식들, 제 3세계 국가들과 안전 보장 이사회 소속 국가들 사이의 갈등과 유엔이 참여했던 굵직굵직한 사건들을 잘 엮었다. 일반 독자들을 대상으로 쓴 글이기도 하고 또 유엔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루다보니 이 책에서 다루는 국제적인 사건들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은 이 책에서 기대하지 않는 편이 좋다. 그래도 국제적 사건들에 해박하지 않은 일반 독자들에게는 충분한 정보를 전달한다.
저자도 사람인만큼 유엔의 역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이나 국가들을 아주 중립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는데 약간이지만 친 이스라엘, 반 제3세계, 자국 옹호 성향이 느껴졌는데 부당하게 편향된 시각은 아니라 책 읽는데 지장이 될 정도는 아니었다. 
국제 정치에서 유엔의 역할에 대해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한번쯤은 읽어볼만한 책.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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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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