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One: Millennium Approaches (1991)
Part Two: Perestroika (1992)

Part One과 Part Two를 다 읽은 지금, 나는 그의 작품에 완전히 매혹되었다. 이 작품은 HBO 미니시리즈로도 만들어졌는데 지금 도서관에 대출 신청을 해놓았다. 실제 연극을 볼 수 있으면 더 좋겠지만 드라마라도 너무 좋을 것 같다. 책을 읽으면서도 이걸 실제 배우들이 연기하는 걸 보면 얼마나 환상적일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떨릴 정도였으니.

저자는 이 책에서 종교, 철학, 정치, 미국 사회의 문제, 위선, 사랑, 삶에 대한 지적이고 위트 넘치는 대화들의 대향연을 베푼다. 최근에 텀블러에 책을 읽으면서 기억해두고 싶은 구절들을 기록하기 시작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런 구절들이 너무 많았다. 이 책의 등장인물들은 다 범상치 않은데 이렇게 기록해둔 구절들만 다시 읽어도 그 캐릭터에 대한 느낌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이 책의 주인공들은 에이즈로 죽어가고 (Roy & Prior), 성적 정체성으로 인해 방황하고 (Joe), 삶의 의욕을 잃고 약물에 중독되어 있고 (Harper), 에이즈에 걸린 남자친구를 버리고 괴로워한다 (Louis). Hannah는 게이라고 선언한 아들과 실종된 며느리 소식을 듣고 솔트 레이크 시티의 집을 팔고 브루클린으로 올라오고, 흑인 드랙 퀸인 Belize는 죽어가는 Prior의 곁을 지키고 Roy의 담당 간호사가 된다. 이들 인물들이 얽키고 설키며 상황은 점차 엉망진창이 되어가지만 평화가 깨어지고 엉망이 된 상황에서 이들은 삶의 의미를 찾아간다. 자신의 의지 없이 무기력하게 부유하던 Harper의 이야기 막바지의 대사는 영롱하게 빛난다:

"I can’t. I feel like shit but I’ve never felt more alive. I’ve finally found the secret of Mormon energy. Devastation. That’s what makes people migrate, build things. Heartbroken people do it, people who have lost love. Because I don’t think God loves His people any better than Joe loved me. The string was cut, and off they went. I have to go now. I’m ready to lose him. Armed with the truth."

그리고 Harper는 또다시 읇조린다: "Nothing’s lost forever. In this world, there is a kind of painful progress. Longing for what we’ve left behind, and dreaming ahead. At least I think so." 모든 것이 부서지고, 만신창이가 된 상태에서 과거에 잃은 것을 그리워하고 아파하지만 그 고통을 모두 감내하고 똑바로 앞을 바라보고 걸어가는 것, 그것이 바로 인간이고 진보이며, 역사이다. 미지의 세계에 뛰어들고 ("making a leap into the unknown"), 직접 온몸으로 겪어야만 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또 다른 주요한 주제를 고르자면 아마 그건 용서가 아닐까 싶다. Prior는 Louis를 용서하고, Belize는 Roy를 용서하고, Harper는 Joe를 용서한다. 마지막에 Belize도 얘기하지 않는가: "It isn’t easy, it doesn’t count if it’s easy, it’s the hardest thing. Forgiveness. Which is maybe where love and justice finally meet. Peace, at least. Isn’t that what the Kaddish asks for?" 용서를 해야만 과거의 모든 것들과 안녕을 고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이 책을 얘기하면서 로이 콘에 관한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로이 콘은 매카시의 법률 고문이었던 아주 악명 높은 극우 반공주의자이며 자신의 성적 정체성을 숨긴 게이였고 에이즈로 사망한 역사적 인물인데 이 인물이 Angels in America에서 주인공으로 등장하게 된다. 권력을 추구하며 도덕과 법, 규칙 따위는 우습게 아는 로이 콘을 통해 저자는 미국 사회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매혹적인 인물을 HBO 미니시리즈에서 알 파치노가 연기한다. 아 정말 얼마나 기대되는지.

책 마지막에는 저자 후기가 있는데 저자 후기를 읽고 더 반해버렸다. Kushner의 다른 작품들도 너무 기대된다. 요즘에는 영화 대본도 쓰기 시작했다고 해서 무슨 영화 대본을 썼나 찾아보니 스티븐 스필버그의 뮌헨을 이 사람이 썼다고 한다. 스필버그는 싫지만 이 사람이 대본을 썼다니 보고 싶기도 하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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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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