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기'에 해당되는 글 5건

  1. 2009.02.12 달리기를 통해 배우기 2
  2. 2008.12.15 12/13/08 달리기 6
  3. 2008.11.13 너무 무리했나 4
  4. 2008.11.11 Pain is Inevitable. Suffering is Optional. 2
  5. 2008.11.04 달리기 2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달리기는 비교적 단순해 보인다. 특별한 기술도, 장비도 필요 없다. 운동화와 운동복만 있으면 족하다. 
그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달리기를 위해서도 고려할 것들이 많다는 것을 점차 깨닫고 있다.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건 작년 10월이었으니까 나는 지금까지 계속 약간 혹은 매우 쌀쌀한 날씨하에서만 달려왔다. 날씨가 추우면 갈증도 덜하다. 한 시간을 물 한모금 안 마시고 달려도 괜찮고 약 두 시간쯤 달릴 때는 중간에 한 번 정도 물만 마셔도 괜찮다. 그런데 따뜻한 날에 달리니 상황이 달라졌다. 한 15분 정도 달렸나 싶은데 벌써 목이 마른다. 한 시간 쯤 달렸을 때는 목이 바짝바짝 타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텔레비전에서 마라톤 경기를 보면 선수들이 달리다가 급수대를 만나면 물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계속 달리고 다 마시면 병을 툭 바닥에 던지고 계속 달려나가서 나는 그게 원래 자연스러운건가보다 생각했고 의문을 가져본 적도 없다. 그런데 작년에 처음으로 10K를 달렸을 때 중간 지점에 급수대에서 물을 마실 때 나는 TV에서 봤던 선수들처럼 할 수 없었다. 한참 달리다가 물을 마시려고 하니 물도 잘 안넘어가고 물을 마시고 나서도 금방 다시 달릴 수가 없었다. 나보다 훨씬 오래 달린 친구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달리기 하면서 물 마시는 것도 훈련이 필요하다고 했다. 자기도 처음에는 달리는 도중이나 후에는 물 한 모금도 못 마셨다고. 이제는 자기만의 방식을 찾은 이 친구는 마라톤을 달리면 일정 시간마다 물을 마시고 또 물을 마시는 전후로는 조금 걷는다. 그래서 나보고도 곧 있을 하프 마라톤을 대비해서 물 마시는 훈련도 하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옷도 신경을 써야 한다. 잠시 나갔다 올 때라면 옷차림이 조금 춥거나 더워도 크게 상관없지만 달리기를 할 때는 날씨에 맞춰 옷을 입어야 한다. 나는 아직 이 부분이 익숙하지가 않아서 바람이 불어서 좀 서늘할까 싶으면 긴팔을 입고 나가는데 이렇게 입고 나가서 달리면 금방 열이 나니까 더워진다. 달리기 하는 사람들이 조금 춥다 싶은 느낌이 드는 차림으로 달리는게 드디어 이해가 됐다.

항상 적절한 온도가 맞춰져 있는 실내를 중심으로 생활을 하다가 실외에서 몸을 움직이는 활동을 하다보니 내 몸의 기능에 대해 조금씩 배우게 된다. 실내에서 가만히 앉아 있는 나의 몸과 실외에서 달리기를 하는 나의 몸은 다르다는 것도.
Posted by Adella

2008. 12. 15. 05:16 달리기

12/13/08 달리기

이 날은 9마일(약 14.5 킬로미터)을 달렸다. 하프 마라톤이 13.1마일이니까 아직도 4마일은 더 달릴 수 있어야 하지만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다보니 이대로만 한다면 내년에 하프 마라톤은 무사히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저번의 10킬로미터보다 4.5 킬러미터 더 달린건데 확실히 좀 느낌이 달랐다. 10K 마쳤을 때는 별로 아무렇지도 않았는데 이번에 9마일을 딱 끝내고 나니 무릎에 부담이 된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지만.) 그리고 어깨가 조금 아프다. (심한 건 아니지만). 보통 마라톤 한번 달리고 나면 회복하는데 최소 몇 주는 걸린다고 하던데 정말 그럴만도 하다. 내 주변의 사람들을 보니 마라톤 기록이 보통 4-5시간 정도 라는데 이 정도로 오랫동안 시멘트 바닥을 달리는데 몸에 부담이 안된다면 그게 더 이상하지. 그래서 내 보스는 굉장히 잘 달리는데도 부담 없이 80이 될 때까지 달리기 위해 하프 마라톤만 달린다고 했는데 이제 이해가 된다. 
Posted by Adella

2008. 11. 13. 11:36 달리기

너무 무리했나

오늘도 역시 4마일을 달렸다. 오늘 따라 너무 힘들어서 정말 그만 달리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게 한 두번이 아니었으나 어둑어둑한 길을 혼자 터덜터덜 걸어갈 수는 없으니 있는 힘을 다해 마지막까지 달렸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괜찮았는데 도대체 이유가 뭘까, 하고 사람들한테 물어보니 같은 거리를 한결같이 뛰어도 어떨 때는 컨디션이 좋을 때도 있고 어떨 때는 나쁠 때도 있으니 걱정말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음. 그렇군. 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다리가 좀 아프다. 내일이면 괜찮아 질려나. 



Posted by Adella
요즘 읽고 있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에서 나온 말이다. 무라카미 하루키도 신문에서 어떤 마라토너가 인터뷰에서 한 얘기를 인용한 것이다. 처음 이 문장을 읽고 나서 요즘은 항상 이 문장을 생각하고 있다. 달릴 때도 생각하고 좀 힘들다 싶을 때도 생각하고. 심리적으로 무너지지 않기 위한 방어책이라고나 할까. 오늘도 4마일 가량 달리면서 힘들어서 멈추고 싶을 때는 이 문장을 계속 생각했다. 중간에 너무 힘들어서 정신이 없을 때는 Pain is suffering이라고 계속 생각하긴 했지만. ㅎㅎ 
오늘은 기분이 다운된 이유가 있긴 한데 요 며칠 전부터 기분이 조금씩 가라앉기 시작하는게 드디어 겨울이 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추위 때문에 웅크리게 되는 계절이 돌아오면 심리적으로도 움츠려드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이렇게 달리기를 계속하는게 좋은 것 같다. 이 그룹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활기차고 열정적으로 마라톤 트레이닝에 대한 의견을 주고 받는다. 하프 마라톤이라면 모를까 (이것도 한참 훈련한 후에나 가능할거고), 마라톤은 아직 꿈도 꾸기 힘든 상태지만 나도 달리기 멤버 중 한 명으로부터 마라톤 트레이닝 훈련 스케쥴을 받아왔다. 어두워서 몰랐는데 집에 와서 보니 색지에 프린트 되어 있어서 꼭 학교에서 나눠주는 유인물 같다. 역시 학교 선생님은 다르군, 하는 생각을 잠시. 
이 글을 적다가 여동생한테 전화 와서 잠시 얘기를 나눴는데 동생이 언니 요즘 전화 거는 빈도수가 줄었는게 거기서 사는 것도 재밌나봐, 라고 얘기하길래 (처음 이 동네로 이사왔을 때는 거의 매일 전화를 했었다) 아니 요즘 다시 좀 우울해지고 있어, 라고 대꾸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예상했던 대로 동생은 웃기네, 하고 가볍게 넘겨 버린다. 
그런 말이 더욱 위안이 될 때가 있다. 힘들어, 우울해, 외로워, 라고 할 때 웃기네, 라고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는게 좋다. 내 동생이랑 이런 관계에 너무 익숙해져서 그런가? 
Posted by Adella

2008. 11. 4. 12:19 달리기

달리기

요즘 내가 사는 동네의 달리기 그룹에 합류해서 열심히 달리기에 매진하고 있다. 오늘은 무려 4마일 (약 6.4km)을 뛰었는데 정말 나한테는 너무 힘들었다. 그런데 다들 쉬지 않고 잘도 달린다. 이 동네에 마라톤 대회들도 상당히 많은데 이 달리기 멤버들 중에 몇 주 단위로 마라톤 대회에 계속 출전하는 사람들도 몇 명이나 된다. 나도 이러다가 조만간 5 km 나 8 km 정도 뛰러 나가게 될 것 같기도 하다. 달리기 한지가 워낙 오래되서 좀 힘들긴 한데 그래도 원래 달리기 하는 걸 좋아했기도 하고 같은 또래 사람들이랑 만나서 같이 달리니까 재미있다. 내년 3월에 이 동네에 큰 마라톤 대회가 있는데 하프 마라톤이든, 풀 마라톤이든, 아님 8 km 든 뭔가 다들 출전하는 분위기라 나도 왠지 내년 3월 출전을 목표로 열심히 정진해야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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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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