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스시 시리즈의 가장 최근 작품. 어쩌다 보니 테하누를 건너 뛰고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테하누를 먼저 읽었으면 덜했을지 모르겠는데 좀 지루하고 늘어진다고 느꼈다. 내가 원래 어스시 시리즈보다는 헤이니시 시리즈를 더 좋아하긴 하지만 말이다. 이 책의 테마 자체는 굉장히 아름답고 어스시 시리즈 전체에서 중요한 작품이라고 느꼈지만 어스시의 정적인 분위기는 약간 내 취향이 아니라는 걸 다시금 깨달았다. 

이 책에서는 어스시 시리즈 전체에서 중요한 배경인 Dry Land의 기원이 밝혀지는데 이 부분은 마치 기독교적 믿음에 의문을 던지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다. 특히 2000년에 출판된 헤이니시 시리즈의 The Telling과 함께 놓고 보면 르 귄이 이를 의도했을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아니면 어스시 시리즈를 시작할 때 처음부터 이런 설정이었으려나? 

생각보다는 조금 실망하긴 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접한 어스시 이야기는 반가웠다. 다음에는 머나먼 바닷가와 이 책 사이에 출판된 테하누와 Tales From Earthsea를 읽어야지. 
Posted by Adella
왜 뜬금없이 경영 서적을 읽게 되었냐면 뉴스 기사를 읽다가 훑어본 코멘트란에서 이 책을 추천하는 글을 보고 흥미를 느꼈기 때문이다. 한 달 전쯤에 GM, 크라이슬러의 위기에 관한 기사를 읽었는데 그 기사에 어떤 독자가 GM, 크라이슬러와 달리 포드는 정부의 구제 금융을 신청하지 않았다면서 포드가 이 두 기업과 뭐가 다른지 Built to Last를 읽으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그 말에 흥미를 느끼고 이 책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내가 기대했던 것과는 달랐지만 (나는 그 코멘트를 보고 Built to Last가 자동차 산업에 관한 책이라고 상상했다) 몇 년만에 처음 읽은 경영 서적인 이 책은 꽤 재미있고 유용했다.

Built to Last는 어떻게 성공적인 조직을 만드는가에 관한 책이다. 어떤 조직이 지속하려면 위대한 창업자를 넘어서 살아남을 수 있는 조직이 구축되어야 한다. 이 책은 어떻게 그런 조직을 만들 수 있는가 하는 질문에 대한 답을 제시한다. 현재 세계적인 기업이 된 기업들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있긴 하지만 이 책은 그 기업들의 초창기부터 다루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신생 조직을 이끌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리더보다는 조직 자체를 강조하고 있지만 조직에 이러한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사람도 결국 그 조직의 리더라는 사실이 아이러니라면 아이러니라고 할까. 다만 이 책이 요구하는 리더는 time teller가 아니라 clock builder라는 사실이 다를 뿐이다. 이 책이 주로 기업을 다루고 있긴 하지만 이러한 자질은 정치 지도자들에게 더 요구되어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도 사실 혁신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헌법을 만들어 낸 미국의 건국의 아버지들을 clock builder의 예로 들고 있는데 우리도 이러한 정치인들이 더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Posted by Adella
UN 특파원인 저자가 쓴 UN 이야기. UN과 산하의 다양한 국제 기구들의 활동과 성취, 그리고 UN이 나아갈 길에 대한 가이드로 읽어 볼만한 책이다. 저자는 UN 미국 대사나 다른 국제 기구 직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UN 내부의 이야기를 재미있게 풀어 놓는다. 다만 뉴욕에 본부를 둔 UN에 대해서는 좀더 생동감 넘치는 내부자들의 견해를 전달하지만 다른 기관들에 대해서는 각 기관들에 대한 공식적인 정보들에 더 많이 의존해서 Insider's guide라고 하기에는 조금 미흡하지만 전체적인 국제기구들의 활동상에 대해 배우는 것이 목표라면 충분히 유익하다. 국제기구에 대해 부정적이고 잘못된 시각/정보를 가지고 있는 미국인들을 대상으로 국제 기구들의 긍정적인 역할을 알리는 것을 목표로 한 책. 
Posted by Adella
휴고상 수상작 Spin의 뒷 이야기. Spin과 마찬가지로 매혹적인 소설이지만 전작보다는 못하다는 독자들의 평에 동감. 저자가 다음 작품을 계획하고 있을 것 같다는 평에도 역시 동감. 완벽하게 잘 짜여졌다고 느꼈던 Spin의 플롯에 비해서 이 소설은 약간은 허술해 보인다. 더 이상의 이야기가 필요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던 Spin에 비해서 이 소설의 등장 인물들의 운명에는 뭔가 설명이 더 필요해 보였다. 더군다나 이 소설의 중심 테마인 Hypotheticals (지구의 운명을 좌지우지 하는 지적인 고등 생명체/네트워크) 에 대해서는 더 많은 점들이 밝혀지지만 또한 더 많은 질문을 남긴다. 그렇지만 이 시리즈의 다음 작품이 나온다면 전혀 불만은 없다.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나는 저자가 기존의 종교 (특히 기독교/카톨릭) 에는 불만을 품고 있지만 나름대로 종교적인 사람이라고 느꼈다. Spin에서도 종교적 열정을 가진 인물들이 그려지긴 했지만 Axis에서는 좀 더 직접적으로 종교적인 질문을 다룬다. 신은 존재하는가? Hypotheticals은 끊임없이 진화의 과정을 거치는 집합체인가 아니면 인간이 믿는 신처럼 지성을 갖추고 판단 할 수 있는 단일 개체인가? 지구에 벌어지는 일은 Hypotheticals의 진화 과정에서 비롯된 부산물일 뿐인가 아니면 Hypotheticals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지구에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인가? 등장 인물들은 이러한 거대한 질문을 가지고 씨름을 하지만 마치 저자 자신이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처럼 등장 인물들 이 질문에 답을 하지 못한다. 

아버지의 실종의 실마리를 찾으려 하다가 이 거대한 질문과 마주친 여주인공은 소설의 끝에서 아버지의 실종의 전모를 알게 되지만 저자는 이 소설을 통해 던진 질문에 대해서는 뚜렷한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소설을 끝맺는다. 그래서 다음 작품이 더 궁금해진다. 
Posted by Adella
코윈님 블로그에서 소개 받고 읽게 된 책. 20세기 후반의 유럽 역사를 다루는 매우 뛰어난 역사책이다. 서구 & 동구 유럽의 역사 뿐만 아니라 서구 유럽과 관련된 미국, 동구 유럽과 관련된 러시아에 대해서도 다루고 전 세기에 유럽의 제국들과 연결되어 있는 제 3세계 국가들도 다루고 있어서 유럽을 중심으로 한 세계사라고 해도 무리가 아닌 듯 싶다. 영국, 프랑스, 독일과 같은 유럽의 핵심 국가 뿐만 아니라 동구권 개별 국가들, 그리고 서구 유럽의 소규모 국가들의 내부 정치적 상황도 깊이 있게 다루며 (다양한 민족 & 언어로 구성된 벨기에 내부의 갈등 상황 같은 건 이 책에서 처음 접했다) 정치적 변동뿐만 아니라 경제, 문화, 학계의 이슈들을 다각도로 다루기 때문에 20세기 후반부의 유럽 역사와 그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의 삶을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저자는 방대한 지식과 뛰어난 서술 능력만을 갖춘 것이 아니라 날카로운 통찰력과 판단력까지 갖추고 있어서 도덕적으로 판단하기 애매모호한 부분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명쾌한 결론을 내린다. 예를 들어 유고슬로비아 내전처럼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쾌하게 가르기 힘들어 결국 모두가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고 결론을 내리기 쉬운 사건들에 대해서도 저자는 그런 유혹을 뿌리치고 이 참혹한 전쟁에 대해 가장 책임이 있는 자를 지목한다. 저자의 견해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명료하게 자신의 입장을 밝히는 저자 덕분에 독자들도 나름대로 사건들을 이해하고 판단을 내리기더 쉽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전쟁의 잿더미에서 유럽 통합에 이르기까지의 유럽의 역사를 매혹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역사책. 유럽 역사에 관심 있는 사람 뿐만 아니라 어떻게 역사를 바라보아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도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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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무 것도 쓰지 않는 사람은 영원히 잊혀질 걸세. 그런 사람은 이 세상을 흔적도 없이 스쳐지나갈 뿐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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