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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9.15 Boston Legal 시즌 1 6
  2. 2008.08.28 My Cousin Vinny
  3. 2008.07.27 LPGA 선수들의 국적 (LPGA.COM) 2
  4. 2008.07.18 "내셔널리즘의 덫" (프레시안)
  5. 2008.07.10 "Affirmative Distraction" (뉴욕 타임즈) 2

2008. 9. 15. 03:21 영상물

Boston Legal 시즌 1

Boston Legal 시즌 1의 리뷰를 적으려고 하니 자꾸 웃음만 난다. 이 드라마가 다뤘던 다채로운 주제와 캐릭터들에도 불구하고 생각나는 건 William Shatner가 Denny Crane, 하고 낮게 읖조리는 장면 뿐이니 어찌하면 좋은가. 확실히 반복은 사람들을 세뇌시키기에는 효과적인 방법인 모양이다.
이 드라마는 가상의 보스턴 로펌 Crane, Poole & Schmidt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많은 주요 인물들이 등장하지만 시즌 1까지 보건데 가장 중심 인물은 Denny Crane과 Alan Shore이다.
Denny Crane은 이 로펌을 설립한 세 인물 중 한 명인 변호사인데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아주 대단하다. 그가 가장 많이 한 대사는 바로 자신의 이름인데 그는 내가 바로 그 Denny Crane이단 말이다, 라는 톤으로 자신의 이름을 읊조린다. 심지어 법정에서 걸어나오는 그에게 리포터가 마이크를 갖다대도 자기 이름만 이야기하니 말 다했다. 자신의 이름만으로도 자부심을 가질 수 있는 전설적인 변호사이지만 그는 드라마의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점에서는 위기를 겪고 있다. 그의 지나친 자부심은 로펌의 다른 시니어 파트너들과 충돌을 일으키는 요인이 되며 때로는 고객이나 판사마저 화나게 한다. 거기다 알츠하이머 진단까지 받으니 사회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위기라 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는 여전히 뛰어난 법정 변호사이며 유머러스한 인물이다. 이런 그를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바로 Alan Shore이다.
Alan Shore.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James Spader가 연기하는 Alan Shore는 아주 독특한 인물인데 이 배우는 연기라고 생각할 수 없을 정도로 자연스럽게 Alan을 연기한다. Alan은 복잡한 캐릭터이다. 그의 지나치게 솔직한 유머와 위트, 그리고 독특한 행동은 때로는 주변 사람들을 당혹스럽게 만들고 때로는 화나게 만든다. 일상생활에서의 그의 가벼운 언행을 보면 그는 마치 냉소적이기만 한 인물 같지만 사실 그는 인간과 세상에 대해 신뢰와 애정을 가지고 있고 그래서 그 신뢰와 애정이 기만 당하면 상처받기도 한다. 그는 가벼워 보이지만 진지하고 열정을 가져야 하는 순간이 언젠지 안다. 그는 종종 상대를 가리지 않고 타인을 조롱하지만 진심으로 사과해야 하는 순간, 진심으로 사랑과 염려를 표현해야 하는 순간을 안다. 이런 남자이니 탁월한 외모가 아니더라도 많은 여자들이 이 남자에게 혹하더라, 하는 드라마의 설정이 전혀 이상하지 않은 거다.
독특한 개성이 넘치는 이 주인공들은 매 회마다 high profile 케이스들을 담당하는데 Alan은 때로는 자신의 신념에 걸맞는 사건들을 담당하기도 하고 때로는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사건을 담당하기도 한다. 비록 자신의 신념에 걸맞지 않고 변호하기를 거부하는 사건을 담당하더라도 그는 마치 자신의 신념이 거기에 있는 것마냥 열정에 넘치는 변호를 해낸다. 그러니 그가 변호하는 케이스가 나의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매우 불편해진다. 저거 너무 설득력 있는거 아냐? 하고.
그래서 그런지 아마존에서 Boston Legal 리뷰를 훑어보니 어떤 리뷰어는 이 드라마가 교묘하게 보수파의 가치관을 옹호한다고 불평을 한다. 그런 리뷰가 나올만도 한게 몇 에피소드에서 어떤 의제를 제시하는 방식이 불공평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어서이다. 예를 들어 Fox News를 검열하는 리버럴한 고등학교 교장의 케이스에서 특히 그런 점을 느꼈는데 마치 리버럴, 검열, First Amendment 침해를 동급에 놓는 것처럼 느껴져서 더욱 그랬다. 이런 불편함을 느낀 에피소드가 몇몇 있긴 하지만 이 드라마를 right wing propaganda라고 매도하는 것은 부당한 것 같다. 사회적으로 핫 이슈가 되는 이슈들을 다루고 또 그 중 몇 몇 이슈에서는 주인공들이 보수적인 세력의 가치관을 피력하는데 James Spader가 워낙 연기를 잘하니 그가 하는 말이 너무 설득력 있게 제시되어서 그런 불편한 감정을 자아내는 부분도 있다. 그래도 드라마에서 Alan은 인권을 옹호하는 민주당 지지자로 나오고 그래서 자신의 신념에 반하는 견해를 변호해야 되면 실컷 변호하고 나서 불만을 표시하니 드라마가 일방적으로 한쪽을 편드는 것 같지는 않다. 사실 이 정도로 인기 있는 드라마가 되려면 영리하게 균형을 잡아야지 propaganda가 되버리면 상업적으로도 곤란한 거 아니겠나. (어쨌든 미국의 절반은 민주당 지지자들 아니겠는가.) 또 몇 몇 에피소드는 보수적 가치관을 옹호하는 듯 하지만 또 다른 에피소드들에서는 인종 학살이 자행되는 수단에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 미국을 비판하기도 하고 사형 제도의 부당함을 역설하기도 하니 정치적으로 뜨거운 이슈들을 전반적으로 균형 있게 다루려는 노력이 느껴지기도 한다.
어쨌든 두말 할 것없이 Boston Legal은 최고의 드라마 중 하나가 아닌가 싶다. 지금까지 88 에피소드가 나왔다는데 이제 겨우 17 에피소드까지 봤으니 갈 길이 멀다.
Posted by Adella

2008. 8. 28. 11:31 영상물

My Cousin Vinny

처음에는 도대체 이 영화를 왜 추천해준건지 추천해준 사람들을 원망하다가 마지막까지 다 보고 나서는 수긍했다. My Cousin Vinny는 유쾌 발랄한 코믹 법정 드라마이다.
변호사 시험을 6번이나 떨어져 로스쿨 졸업한지 6년만에 겨우 변호사가 된 Vinny는 황당하게 살인 혐의로 기소된 사촌의 사건을 맡게 된다. 이 사건이 바로 그의 첫번째 케이스. 처음에는 차마 눈뜨고 보기 힘들 정도로 끔찍한 실수들을 저지르는데 정말 농담이 아니다. 코미디라서 다 잘 해결되었으니 망정이지 저런 자격 미달의 변호사를 만나 억울하게 감옥에 갇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다는 상상만 해도 참을 수 없을 정도다. arraignment에서 유죄를 주장하느냐 무죄를 주장하느냐 그 간단한 질문에도 제대로 답변 못해서 법정모독으로 끌려갔지, probable cause를 결정하는 preliminary hearing에서 제대로 반론 한 번 안했지, 절차법을 몰라서 사사건건 실수 연발이지. 정말 보고 있기 괴로울 정도였다.
그래서 도대체 누가 이 영화 재밌다고 했어?? 라는 생각을 영화 시작한 후 1시간 20분까지 했다. 이런 변호사가 되지 말아야 한다는 교훈이라도 얻으라는거야 뭐야, 라고 생각했는데 실수 연발에 진지함도 결여되어 있는 듯한 Vinny는 재판이 진행되면서 점점 제대로 된 변호사로 변모해간다. 법정 변호사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절차법에 대한 지식이 없어서 그렇지 기본적으로 타인을 설득하는게 어떤건지는 아는 Vinny는 검사의 케이스의 헛점을 공략해나가며 배심원들에게 설득력 있는 논변을 펼쳐 나간다.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expert 증인들을 둘러싼 공방인데 보고 나면 카타르시스가 느껴질 정도다. 이건 직접 봐야 됨.
이 영화가 사랑스러운 건 등장하는 인물들 탓이 크다. 절차도 제대로 모르고 판사의 말을 마구 무시하는 Vinny를 법정 모독죄로 감옥에 몇 번이나 보냈지만 마지막에는 Vinny를 따뜻하게 격려해주는 판사나, 누가 이길지 경쟁을 하자며 잔뜩 악역 분위기를 풍겨놓고는 마지막에 Vinny한테 감탄했다면서 언제 사냥하러 한번 놀러오라고 하는 검사나, 전혀 무고한 Vinny의 사촌을 하나같이 용의자로 지목하여 마치 음모꾼들처럼 보였으나 실상은 어리숙한 일반 사람들에 불과했던 증인들이나, 그저 선량하지 않은 사람은 하나도 없다. 뉴욕에서 온 외부인들을 용의자로 몰려는 Alabama 사람들의 음모처럼 보이기 까지 했던 이 사건은 여러 사람들의 대활약에 힘입어 마침내 진실이 밝혀지고 정의는 승리한다.
엉망진창의 Vinny는 변호사로서의 귀감이 될만한 모범적인 모습은 보여주지 않지만 한가지 중요한 사실은 일깨워준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client를 신뢰하고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는 것. 절차법을 잘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변호사에게 중요한 미덕은 그것만이 아니라는 기본적인 것을 이 영화는 일깨워준다.
Posted by Adella

현재 LPGA는 Evian Masters 경기가 한참 진행중인데 현재 1, 2위를 달리는 Angela Park과 Candie Kung의 인터뷰 내용이 재미있다. 1, 2 라운드 후의 인터뷰는 경기 내용에 집중되어 있던 반면 3라운드 후의 인터뷰 내용은 이 선수들의 개인적 삶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선수 모두 아시안계이지만 미국 국적을 가지고 있는데 인터뷰어는 아마 그 사실에 대해 몰랐던 모양. Angela Park은 브라질과 미국 이중국적자이고 (미국 국적을 2달 전에 취득했다고 한다) Candie Kung은 타이완계 미국인인데 이 선수도 미국 국적 취득한지 몇 년 되지 않았다. 그래서 정보가 없었던 모양인지 Angela에게는 한국과 미국 이중국적자냐고 물었다가 아니라는 답을 듣고 Candie에게는 한국에서 골프를 안했다고 들었다고 물었다가 (아마 한국 선수들이 워낙 많으니 이 선수도 한국 선수라고 착각한 모양) 한국이 아니라 타이완 출신이라는 답을 듣는다.
미국은 원래 이민자의 나라라고 하고 지금도 끝없이 불법 혹은 합법으로 이민을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래도 보통 미국인들 눈에 미국 국적을 선택하는 외국 태생의 사람들이 신기한가보다. (혹시 이민자들은 언론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불법 이민자들이 전부라고 생각하는건가?) 미국인이 된 소감이 어때요? 라는 어쩐지 천진난만한 질문에 잠지 실소.
(그나저나 LPGA는 한국 선수들이 무지하게 많다. 어제 Evian 2라운드 경기를 잠시 봤는데 그 많은 한국 선수들 중 또 많은 선수들이 리더 보드의 상위권에 올라가 있다 보니 중계 화면마다 한국 선수가 안 끼어있는 경우가 별로 없는 듯.)

Posted by Adella
내셔널리즘의 덫 (프레시안 7/17/08)


그럼에도 불구하고 2MB 정권은 국가주의를 향한 질주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기세다. 정부는 독도 문제에 대해 신중한 대응을 주문-금강산 문제에 대한 쌍팔년도 식 발언을 보자면 특별히 성숙한 정세판단에 의한 것이라기보다는 이념적 편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하면서도 대내적으로는 "일본의 언론을 보라", "여야도 없고, 진보-보수도 없고 모두 하나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우리는 본질적이지도 않은 것으로 안에다 총질을 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와 같이 노골적으로 총화단결을 호소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신중한 대응을 외치면서도 마치 외부의 적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일 것인 양 대내적 단결을 호소하는 것은 다소 형용 모순 같다. 과연 무엇을 위한 총화단결일까?
 
  이러한 모순된 국가주의 드라이브가 계속된다면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라는 내셔널리즘(Nationalism)의 두 얼굴이 서로 대립하는 사태가 벌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2MB 정권은 '우리 민족끼리'에 대한 반명제로서의 친일, 친미적 보수 세력을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태생적 한계로 인해 종족담론을 끌어들일 수 없다. 또 2MB 정권은 참여정부의 '황우석 현상' 같은 국가지도자와 민족의 구세주가 일치하는 통일된 내셔널리즘도 확보할 수 없다. 그렇지만 2MB의 대외정책 실패와 일본의 우경화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국내의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하고 그 세력을 결집시킬 것이다. 그리고 이 세력들은 2MB의 우군보다는 대항세력이 될 공산이 크다.
 
  촛 불이 시작된 이래 '민주-반민주'의 구도로 나타났던 대립구도가 10년을 더 후퇴해 '매국노-민족'의 구도로 전환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아마 이런 구도는 한일협정 반대시위를 주도했던 2MB 자신이 더 익숙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상당부분 위험한 조짐이 보인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독도 관광 붐이 일어나고, 독도 관련 영화가 개봉되고, 독도 관련 법안들이 무더기로 발의되는 '독도 마케팅'은 매우 우려스럽다. 이런 경향이 지속된다면 촛불시위에서 다양한 형태로 막연하게 표출된 내셔널리즘은 독도라는 구체적 대상을 만나 본격적으로 발현될 것이다.
 
  문제는 국가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립 구도는 양자가 서로를 '반국가 세력', '매국노'로 규정하는 극한의 대립 속에서 양자를 포괄하는 내셔널리즘 자체의 상승작용을 유도하며, 이렇게 강화된 내셔널리즘으로는 어느 쪽이 승리하든 대립의 발단이 된 내우외환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해결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아니, 사태를 더욱 악화시키는 데에 일조하지나 않으면 다행이다. 이데올로기에 갇힌 대외정책의 막장은 부시 행정부의 지지율이, 국가 혹은 민족의 이름으로 호소된 총화단결의 끝은 계급지배의 강화로 귀결된, 레이거노믹스의 파탄이 이미 증명해주고 있다.
 
  아마 앞으로 2MB 정부가 무엇을 하든 그 태생적 한계와 특유의 촌스러움으로 인해 단결된 국민의 동원에는 실패할 것이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는 전체주의 사회의 도래가 아닌, 앞에서 말했다시피 국가주의를 내세우며 억압하는 지배블록에 대한 도전연합의 저항이 민족주의를 표방하며 전선이 내셔널리즘 내에서 형성되는 경우이다. 이 상황이야말로 정부가 주권의 두 요소인 대외적 자율성-사실 2MB 정권 하에서는 이건 애초에 존재하지 않았다-과 대내적 수행력 모두를 상실하는 순간이며 대항세력마저 내용물이 다를 뿐 형태는 같기에 그 미래마저 기약할 수 없는 캄캄한 상황일 것이다.
 

Posted by Adella
Stephen Carter, Affirmative Distraction (NY Times Op-Ed) via (Above the Law)
(Stephen Carter는 예일 로스쿨 교수이고 Reflections of an Affirmative Action Baby의 저자이다.)

요약하자면 사람들이 Affirmative Action 대해 격렬하게 논쟁하고 있지만 Affirmative Action은 미국의 racial injustice를 해결할 수 있는 진정한 해결책은 아니라는 것. ("For both parties, affirmative action represents a way to pretend to be doing something — what I have long called racial justice on the cheap.")

(한국의 군가산점 논쟁도 이와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다. 값싸게 문제를 해결하려고 든다는 점에서 본다면 말이다.)



Posted by Adell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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